짧지만 강렬한 숏폼 마케팅의 효과와 중독성 분석: 기업과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최근 몇 년간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숏폼(Short-form) 콘텐츠가 급속히 확산하며 마케팅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10초에서 1분 미만의 짧고 자극적인 영상으로,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틱톡(TikTok),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 인스타그램 릴스(Instagram Reels)가 있습니다. 이들은 높은 몰입감을 유도하고 빠르게 소비되는 특성 덕분에 광고와 마케팅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는 기업들이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아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의 인기 요인과 특성
숏폼 콘텐츠의 폭발적인 인기는 그 특성에서 기인합니다. 첫째, 짧은 길이와 간편함 덕분에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10초에서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은 심리적 부담이 적고, 콘텐츠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화면을 스와이프하여 다음 추천 영상으로 이동할 수 있어 이른바 "무한 스크롤"을 유도합니다.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반복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사용자들에게 마치 강한 자극을 주듯 다음 영상을 끊임없이 시청하도록 만듭니다.
둘째, 세로형 영상의 강점입니다. 대부분의 숏폼 콘텐츠는 스마트폰 화면에 맞춘 세로형으로 제작되어, 사용자가 화면을 가로로 돌리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이는 플랫폼 사용성을 크게 높이며, 사용자들이 더욱 자주 시청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실제로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에서 세로형 영상이 선호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러한 편리성 덕분입니다.
셋째, 플랫폼 알고리즘의 추천 시스템입니다. 숏폼 콘텐츠를 제공하는 주요 플랫폼들은 AI 기반의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 맞춤형 영상을 제공합니다. 이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선호하는 유형의 콘텐츠를 분석하여 다음 영상을 추천함으로써 소비자가 콘텐츠에 계속 머물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알고리즘 덕분에 숏폼 콘텐츠는 사용자의 관심사를 정확히 파악하고, 각 개인의 취향에 맞춘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와 소비자 행동의 변화
숏폼 콘텐츠는 소비자 행동에도 상당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경우, 숏츠(Shorts) 기능의 도입 이후 월간 순이용자 수가 한국에서 카카오톡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모바일 앱이 유튜브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짧은 영상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더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즘을 제공하여 이들의 관심사에 적합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합니다.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숏폼 콘텐츠가 소비자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의 강력한 마케팅 효과 덕분에 기업들은 숏폼을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GS샵은 1분 내외의 숏폼 형태의 라이브커머스 콘텐츠인 '숏픽'을 통해 제품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숏픽' 콘텐츠는 실제로 매출 증가에 기여하며, 시청자들이 본방송 전 해당 제품을 미리 접할 수 있도록 하여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CJ온스타일은 '푸드숏클립'이라는 전용 탭을 마련해 고객 주문 전환율을 기존 대비 283%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네이버는 '클립'이라는 자체 숏폼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와 상거래를 연계해 사용자 경험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의 중독성 및 사회적 우려
이처럼 매력적인 숏폼 콘텐츠의 이면에는 중독성이라는 부작용도 존재합니다. 숏폼 콘텐츠의 특성상 강렬하고 자극적인 영상이 많아, 일상적으로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는 빠르고 강한 자극을 반복적으로 제공하여 사용자가 현실에서의 자극에는 무감각해지는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팝콘 브레인이란, 짧은 시간 내 빠르고 강력한 자극에 길들여진 뇌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약한 현실적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특히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학업이나 현실 생활에서의 대인 관계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집니다.
숏폼 콘텐츠 시청 시 분비되는 도파민 역시 중독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도파민은 즐거움을 느낄 때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숏폼 콘텐츠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을 반복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도파민의 지속적인 분비를 유도합니다. 이로 인해 사용자들은 끊임없이 다음 콘텐츠를 보게 되며, 이러한 상태가 계속되면 일상 생활에서 집중력을 잃고 무기력해질 위험도 있습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숏폼 콘텐츠의 중독성에 대해 "아직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청소년기에는 특히 일상에서의 집중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숏폼 마케팅의 부상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활용
숏폼 콘텐츠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마케팅 분야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홈쇼핑 업계는 기존 TV 시청자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숏폼을 통해 소비자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GS샵의 '숏픽', CJ온스타일의 '푸드숏클립' 등은 모두 숏폼 콘텐츠의 영향력을 활용해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데 성공한 사례들입니다. 이 외에도 11번가는 소비자들의 일상과 취향을 반영한 숏폼 콘텐츠 ‘십일의 차이’를 연재하여 관심을 모았고, 무신사는 패션에 특화된 크리에이터가 코디 팁을 제공하는 ‘숏TV’로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또한, 티웨이항공은 객실 승무원이 직접 제작한 숏폼 영상을 통해 자사 이미지를 친근하게 알리고 있으며, 편의점 업계 역시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소소한 주제를 통해 소비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CU의 '편의점 고인물', GS25의 '편GPT'와 같은 콘텐츠는 소비자와의 친밀감을 형성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숏폼 마케팅의 미래와 내 생각
숏폼 콘텐츠는 AI 기술과 결합하여 더욱 개인화되고 세분화된 마케팅 도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성형 AI는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도 창의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 제작을 가능하게 해주며, 이를 통해 소비자와의 연결을 더욱 강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는 소비자의 관심사와 시청 패턴을 분석하여 더욱 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소비자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형태로도 확장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숏폼 콘텐츠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빠르고 강렬한 자극을 원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잘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중독성과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강한 자극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현실에서의 학업이나 일상 활동에서 흥미를 잃을 수 있으므로 부모나 보호자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플랫폼 역시 사용자의 시청 시간을 제한하는 기능을 강화하거나, 청소년에게는 자극적인 콘텐츠의 노출을 조절할 수 있는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숏폼 마케팅은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기업들이 단순한 조회수나 관심 유도보다는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및 시사점
숏폼 콘텐츠는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구매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숏폼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이 콘텐츠 형식의 활용도는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그러나 숏폼 콘텐츠의 중독성을 해결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소비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숏폼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되, 지나친 중독을 방지하고 사용자 경험을 긍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요구됩니다.
출처 : 나건웅, 조동현, 이유리, 류승현, & 김지연. (2024). “짧지만 홀린다” 숏폼 마케팅. 매경이코노미, 46-51.